그룹명/푸른빛문학마당

밥먹자

푸른빛 1 2004. 7. 19. 12:49
된장찌게 보글 보글
끓여대는 시간
나란이 쌍으로 놓여진 조기 힌 속살이
여민 입맛을 적시고..

어머니는
뜨싯는 말씀으로
어여 어여 먹으라고 채근하시며
하늘같은 자식사랑으로
어진눈빛의 온기를 전해주셨다.

비가 내리면
우산을 받쳐들고
이제나 저제나
오매 불망 자식올까
처마밑 에서 기다리시던
어머니 ..

허기진 뱃속 만 채우려고
먹다보면
어느새
어머니 드실 밥한술 없고
자식 안심시킬 요량으로
숭늉만
드시고 허기짐을 채워가신
우리 고운 어머니 .


불안을 들락 날락 하는
삶의 지평선 아래
이제사
어머니 나이가 차츰 차츰 가까우니
그 고운숨결을 이제사 깨달아서
종대로 흘러 내리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마음의 곡을 흘려가면서
아트막한 하늘가에서 어머니를 그립니다.


밖으로 나서여할 세월
안으로 들어가야할 과거에
우리는 雨人처럼 만나서
지쳐 지나 가다
어머니를 그립니다.


아들아
아들아 밥먹자
김치찌게 끓여놓았단다.
어서 어서 오거라.
밤이 어두워지니 시장하지않겠니..
우리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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